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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모자 농부의 맛집탐방 ⑥ ‘손수’

입력 : 2015-01-12 14:13:00
수정 : 0000-00-00 00:00:00



어머니 손 맛 ‘손수’ 손만두가 부르네



교하도서관 뒤쪽 두일중학교 건너편에 3,4층 높이의 단독주택들이 오순도순 정겹게 마을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흔히 그 골목을 ‘문발동 공방골목’이라 부른다(주민들이 ‘문화가 꽃피는 마을’ 약칭 ‘문꽃마을’이라 지었다). 그 골목 안에 어머니 손맛으로 직접 빚어 만든 손만두와 닭볶음탕이 전문인 ‘손수’라는 음식점이 있다. 전영미, 이재정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이지만 듣고 보니 양가 부모님의 지극 정성한 도움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일구는 만두집이었다.



 





 



2% 부족한 맛(?) 엄나무 삶은 물에 닭을 익혀



‘손수’는 어릴 적에 먹었던 만두 맛을 요즘 이들이 좋아하도록 대중적 입맛을 따랐다. 매운 만두소 맛을 잡기 위해 김치에 싱싱한 배춧잎을 데쳐 넣고 육수는 사골과 황태 삶은 물을 4:1로 섞어 감칠맛을 더했다. 만두전골은 표고, 미나리, 대파를 넣고 손님 식성에 맞춰 국물의 얼큰함을 조절하는 세심함도 있다. 닭볶음탕은 얼큰한 국물에 잡내와 느끼함이 없도록 닭껍질을 홀딱 벗겨 내고 친정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엄나무 삶은 물을 넣어 고기는 부드럽고 국물은 기름기 없이 깔끔하다. 밥은 조금씩 자주자주 지어 항상 따끈하고 찰지게 내놓는다. 처음부터 화학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더니 솔직히 말씀해주시는 손님 말이 재미있다.



“2% 부족한 맛이예요. 그렇지만 속도 맘도 편한 집밥이네요.”  늘 이 말이 고맙단다. 



 



맛집의 또 하나의 다른 조건



그런데 ‘손수’는 맛 집의 또 하나의 다른 조건을 갖추었다. 주인장 내외의 인심이 그것이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이 반갑고 고맙와서 카운터 앞엔 밥 지을 때 넣어 먹으라고 소포장 해 놓은 서리태, 군것질하라고 갖다 놓은 강원도 찰옥수수뻥튀기,  맛도 좋고 값도 좋은 도토리가루가 있다. 고향가면 이것 저것 싸 주시는 부모님표 먹거리 보따리같은 느낌이다. 늘 얼굴 맞대는 마을 공동체 사랑방인냥 자주 들리는 옆집 식구들이 식사대접이 더욱더 즐겁고 행복해서 마련된 것이다.  



 



식당 안 세월호 추모 전시



4월의 세월호를 보면서 고교생 자식을 둔 ‘손수’는 가슴을 후벼파는 슬픔에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팽목항, 교하추모공원, 세월호음악회 등 온갖 정성으로 동분서주하였다. 그래야만 이러한 아픔이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살아지고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속죄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식당 한편에 세월호의 한 많은 슬픔을 품은 그림들이 주인의 마음을 대신하는 듯 하다.



큰 것보다 작은 것에 주목하고 나보다 약한 것에 애틋하며 이웃과 주변에 한번 더 눈길을 주는 ‘손수’의 마음이 음식을 만들고 있으니, 맛 집의 조건 중에 가장 첫 번째 조건을 갖추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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